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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은) 이야기〉

 

옛날 옛날에 서커스 위해 사자무리를 키우는 사육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사육사는 가장 큰 서커스단이 있는 지역을 찾아가 단장에게 무릎 꿇고 사정을 합니다. “단장님, 단장님, 이곳에서 저희 사자를 키우고 교육해서 서커스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사육사는 온갖 거짓말로 단장의 마음을 샀고, 사육사의 꾀임에 넘어간 단장은 사육사와 사자들을 서커스단으로 받아 들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잘 먹고 잘 자란 사자들이 공연을 너무 잘해서 서커스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서커스단의 재정은 날로 악화되어 갔습니다. 사자들이 인기가 높아질수록 사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졌고, 사육사의 요구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단장조차, 거만해져가는 사육사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급기야, 그 서커스단에 한밑천 잡은 사육사는 침묵의 배신, 말없는 배신을 합니다. 자기를 키워줬든 서커스단장을 찾아가 늙어빠진 사자 몇 마리 던져주고는 “이 지역 사람들이 물어보면 우리 사자들은 여기서 이곳 사람들을 위해 서커스를 계속 하고 있다고 해주시오”하고 가진 돈과 사자를 모두 대리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 버립니다.

 

그 후로, 사육사는 서커스만이 아닌 여러 가지 일로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사육사가 가는 도시마다 크게 발전했지만, 처음 자기를 받아준 서커스단이 있는 도시에는 단 한번도 찾아 가지 않고 모른척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대도 거지도시로 전락한 그 지역 사람들은 사자만도 못한 사육사의 배신에도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사육사의 사자가 큰 도시에서 곰들이랑 싸웠습니다. 사자 사육사는 곰 사육사와 함께 자신의 짐승을 응원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다가 사자들이 궁지에 몰리자, 사자들은 어릴 때 살던 고향집으로 잠시 몸을 피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그곳에 찾아온 곰들과 마지막 일전을 치렀습니다. 결국, 사자들은 고향 사람들의 열열한 응원으로 곰들을 물릴 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슴 찡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는 죽어가는 곰 곁에 애뜻하게 눈물을 훔치는 곰 사육사는 있었지만, 승리한 사자 곁에는 늘 그래왔듯이 고향을 등지고 사는 우두머리 (사육사)는 그곳에 없었습니다.